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건강이야기/병원일지

림프종 판정 후 일상

by miniyam 2021. 7. 26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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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난 토요일 조직검사상 림프종 판정을 받고 이틀이 지났습니다.

큰 충격으로 저희 자매는 첫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였어요.

기운 내자고 저녁에 찜닭을 시켰는데

목이 메어서 몇 개 먹지 못하고 냉장고에 넣어뒀네요.

둘 다 잠도 잘 자지 못했습니다.

계속해서 인터넷으로 림프종만 검색해서 봤던 것 같아요.

 

아마 저보다도 암에 걸린 언니가 더 힘들겠죠.

주말 낮잠 자는 낙으로 살던 언니가

자다 깨다를 반복하는 모습이 참 마음이 아팠어요.

 

겨우 언니가 잠들 것 같은 시각.

자정 넘어 잠깐 집앞에서 남자 친구를 만났습니다.

저는 작년 코로나로 인해 회사 폐업으로 실직했고,

현재는 알바와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며

근근이 살아가는 중입니다.

이때 저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준 게

바로 제 남자 친구와 언니였어요.

 

어떤 감정인지 몰라도

남자 친구를 보던 순간 평소 잘하지 못했던

"미안해" "고마워"라는 말을 마구 쏟았어요.

나도 내 소중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.

나 더 열심히 살게.

그리고 오빠도 아프지 말라고요.

 

첫날은 멘탈이 나간 채로 하루를 보냈고,

다음날부터 정신을 다잡아야겠다 마음먹었어요!

 

아침에 집 청소를 해주려

언니네 집에 들어가면서

"야 다들 항암 받고 잘만 살더라!" 했습니다.

 

둘째 날 점심은 전날 먹다 남은 찜닭을 꺼내 먹었고,

(입맛이 없어서 거의 남겼어요)

집안 구석구석 청소를 했어요.

 

그리고 면역력에 가장 좋은 운동을 하자고 했습니다.

 

 

일단은 걷기 운동부터 시작.

청소 후 옷 갈아 입고

경의선 홍대입구역에서부터 경의선 숲길을 따라

공덕 방향으로 계속해서 걸었어요.

 

숲길이라 그런지 폭염의 날씨에도

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선선했고,

우렁찬 매미소리에 알 수 없는 활력이 생기더라고요.

 

평소 언니는 밖에 나가는 걸 귀찮아하고

집에만 붙어있던 지독한 집순이 었는데요.

이런 나태함이 병을 키운 게 아닐까란 생각도 들면서

이제라도 건강을 더 챙기는 계기가 된 거라고

앞으로 더 건강 잘 챙기자 했어요!!

 

 

계속해서 음식을 잘 먹지 못해서

오랜만에 맛있는 걸로 외식하자 했는데,

딱 곰탕집이 보이길래 바로 들어갔어요.

국물 요리라 그런지 찜닭보다는 먹기 수월하고

잘 넘어가더라고요.

 

 

그렇게 저희는 될 수 있으면

하루 1-2시간씩 산책을 하기로 약속했구요.

 

림프종이 다른 부위에 전이가 되었는지에 대한

세부 검사는 돌아오는 8월 4일 날 받기로 했는데

마침 한 자리가 비어서

내일 저희는 세브란스에 가서

추가 검사를 받기로 했어요.

하루라도 빨리 검사받을 수 있어 다행이에요.

 

7/27 - 혈액내과 교수님과 진료

7/29 - 핵의학검사 / pet-ct 검사

일정이 잡혔습니다.

 

아직 부모님에게 이 사실을 알리진 않았어요.

일을 그만둬야 될 상황이라

일단 언니 회사에는 알렸고,

저도 도움이 될까 싶어서

친한 동생에게 물어봤는데

동생의 남자 친구가 의사인지라

어느 병원 누가 명의라는 것까진 알려주더라고요.

 

대학병원은 예약잡는게 별 따기라

바로 전화해서 예약잡은 상태이고

해당 병원은 예약일은 8월 5일이에요.

 

 

림프종은 세부아형이 많아서

여러 병원 다녀보는게 좋다더라구요.

 

아무쪼록 검사 잘 받고

다음 포스팅에 결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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